오사카에서 옷 좀 입는다 하는 힙스터들이 모이는 곳, 바로 오렌지 스트리트(Orange Street)입니다. 정식 명칭은 타치바나도리(立花通り)인데 현지인들은 오렌지 스트리트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부르고 있어요. 원래 1960년대부터 가구 도매상이 밀집했던 거리였는데, 2000년대 이후 젊은 디자이너들과 편집샵 오너들이 하나둘 들어오면서 지금은 오사카를 대표하는 스트리트 패션의 성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도톤보리나 신사이바시의 시끌벅적하고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오렌지 스트리트는 도쿄의 다이칸야마나 우라하라주쿠, 서울로 치면 성수동이나 한남동 같은 느낌이에요. 한적한 골목 사이로 개성 있는 편집샵들이 줄지어 있고, 건물 외관부터 인테리어까지 하나하나 감각적으로 꾸며져 있어서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됩니다. 인스타그램 감성 사진 찍기에도 이만한 곳이 없어요.

목차
오렌지 스트리트 역사와 분위기
오렌지 스트리트가 위치한 호리에(堀江) 지역은 원래 에도 시대부터 운하를 끼고 발전한 상업지구였습니다. 특히 가구와 인테리어 업체들이 많이 모여 있었는데, 1990년대 버블경제 붕괴 이후 빈 점포가 늘어나면서 저렴한 임대료를 찾던 젊은 창업자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어요.
2000년대 초반 슈프림이나 스투시 같은 스트릿 브랜드들이 도쿄 하라주쿠에서 인기를 끌면서, 오사카에서도 이런 브랜드를 찾는 수요가 늘었습니다. 그때 맞춰 오렌지 스트리트에 스트릿 브랜드 매장들이 하나둘 입점하기 시작했고요. 지금은 일본 전국에서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올 만큼 명소가 되었습니다.
거리 자체가 약 800미터 정도로 길지 않아서 천천히 걸어도 왕복 한두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매장 하나하나 구경하다 보면 반나절은 금방 지나가요. 골목골목 숨은 가게들도 많으니까 시간 여유를 두고 방문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스트릿 브랜드 매장 완전 정복
오렌지 스트리트 하면 역시 스트릿 브랜드 쇼핑이죠. 일본에서만 살 수 있는 한정판이나 일본 내수용 라인은 한국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디자인도 다양합니다. 특히 면세 혜택까지 받으면 국내 정가 대비 20-30퍼센트 이상 저렴하게 살 수 있어요.
슈프림 오사카 (Supreme Osaka)
스트릿 브랜드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슈프림. 오사카점은 2016년에 오픈했고, 일본 내 5번째 매장입니다. 2층 규모로 1층에는 티셔츠와 액세서리, 2층에는 아우터와 팬츠 위주로 진열되어 있어요. 신상 발매일인 매주 토요일에는 새벽부터 줄을 서는 게 일반적이고, 인기 아이템은 오전 중에 품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일에 방문하시면 비교적 한적하게 구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인기 협업 제품이나 박스 로고 아이템은 재고가 없을 때가 대부분이에요. 운이 좋으면 리스톡(재입고)을 만날 수도 있으니 여러 번 들러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매장 내부 촬영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으니 눈으로만 담으세요.

챔피언 오사카 (Champion Osaka)
오렌지 스트리트 챔피언 매장은 2층 규모로 꽤 넓습니다. 한국에서도 챔피언 제품을 살 수 있지만, 일본 내수용 라인인 재팬 라인(Japan Line)은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는 디자인이 많아요. 같은 맨투맨이나 후드티라도 디테일이 다르고 핏도 살짝 다릅니다.
특히 리버스 위브(Reverse Weave) 라인이 인기인데요. 원단이 두껍고 세탁해도 잘 줄어들지 않아서 오래 입기 좋습니다. 커플룩 맞추기에도 딱이에요. 남녀 사이즈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고, 색상도 한국보다 훨씬 많습니다. 가격은 맨투맨 기준 8,000엔에서 15,000엔 사이로 면세 적용하면 꽤 합리적인 편입니다.
스투시 오사카 (Stussy Osaka Chapter)
스투시는 1980년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한 스트릿 브랜드의 원조격입니다. 오사카 챕터(Chapter) 매장은 오렌지 스트리트에서도 분위기 있는 곳으로 유명해요. 매장 자체가 갤러리 같은 느낌으로 꾸며져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오사카 한정 에디션 티셔츠가 있다면 무조건 사세요. 뒷면에 Osaka Chapter 로고가 들어간 디자인인데, 여행 기념품으로도 최고입니다. 재고가 있을 때 사야 하는 게 이 아이템의 특징이에요. 가격은 6,000엔에서 8,000엔 정도입니다.
칼하트 WIP (Carhartt WIP)
칼하트는 원래 미국 워크웨어 브랜드인데, WIP(Work In Progress)는 유럽에서 시작된 스트릿 라인입니다. 내구성 좋은 원단에 세련된 디자인을 더해서 작업복 느낌보다는 깔끔한 캐주얼 스타일을 추구해요. 오렌지 스트리트 매장은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알짜배기 아이템들이 잘 구비되어 있습니다.
시그니처 제품인 시드니 자켓(Sidney Jacket)이나 미시간 코트(Michigan Coat)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데, 일본 매장 가격이 국내보다 저렴합니다. 비니나 백팩 같은 액세서리 라인도 괜찮아요.
감성 편집샵과 빈티지샵
오렌지 스트리트의 진짜 매력은 대형 브랜드 매장보다 개성 있는 편집샵들에 있습니다. 오너의 취향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큐레이션이 특징이고,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브랜드나 빈티지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어요.
비오톱 (BIOTOP)
비오톱은 오렌지 스트리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식물과 패션, 카페가 한 건물에 어우러져 있어서 쇼핑하다 쉬어가기에도 좋고, 그냥 분위기만 즐기러 와도 만족스러워요. 1층에는 화분과 화병, 아로마 제품 같은 리빙 아이템이 있고, 2층에는 아크네 스튜디오, 로에베, 르메르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 의류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건물 자체가 식물로 가득 차 있어서 인스타그램 사진 찍기에 완벽한 장소예요. 외관부터 내부까지 전부 포토스팟입니다. 1층 입구 카페인 비오톱 코너 스탠드(BIOTOP Corner Stand)에서 라떼 한 잔 마시면서 여유롭게 시간 보내는 것도 좋습니다.

소라 (SORA)
아웃도어와 캠핑 감성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소라를 꼭 들러보세요. 파타고니아, 노스페이스 퍼플라벨, 스노우피크 어패럴 같은 브랜드를 한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노스페이스 퍼플라벨은 일본에서만 판매하는 라인이라 국내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아이템들이 많아요.
가격대가 좀 높은 편이긴 하지만, 퀄리티와 디자인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입니다. 매장 스태프들도 제품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서 상담받으면서 쇼핑하기 좋아요.
푸르 마드모아젤 (Pour Mademoiselle)
빈티지 명품을 파는 앤티크 숍입니다.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같은 하이 브랜드의 빈티지 가방과 액세서리를 취급해요. 매장 인테리어 자체가 유럽 앤티크 가구로 꾸며져 있어서 들어가면 마치 파리의 작은 부티크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상태가 좋은 빈티지 아이템들이 많고, 무엇보다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구매 의사가 없어도 눈 호강하러 들러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세컨드스트릿 호리에점
일본 전역에 체인이 있는 중고의류 매장인데, 호리에점은 규모도 크고 품질 좋은 아이템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빈티지 리바이스 청바지나 상태 좋은 브랜드 중고 의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어요. 운이 좋으면 슈프림이나 베이프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도 저렴하게 건질 수 있습니다.
쇼핑 중간 쉬어가기 좋은 카페
오렌지 스트리트는 카페 거리로도 유명합니다. 쇼핑하다 지치면 잠시 쉬어가기 좋은 카페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요. 맛도 분위기도 다 잡은 곳들 위주로 추천해드릴게요.
비오톱 코너 스탠드 (BIOTOP Corner Stand)
앞서 소개한 비오톱 건물 1층에 있는 카페입니다. 야외 테라스 자리에 앉으면 오렌지 스트리트를 오가는 힙스터들 구경하면서 여유롭게 커피를 즐길 수 있어요. 라떼가 맛있고, 피자와 샌드위치 같은 가벼운 식사 메뉴도 있습니다. 아메리카노 500엔 정도로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에요.

엘머스 그린 카페 (Elmer’s Green Cafe)
오렌지 스트리트 골목 안쪽에 숨어 있는 작은 카페입니다. 스페셜티 원두를 사용하고, 핸드드립 커피가 맛있기로 소문났어요. 매장이 아담해서 자리가 많지 않지만, 그만큼 아늑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커피 한 잔에 500엔에서 700엔 사이.
그랜 놉 오사카 (granknot Osaka)
복합 카페 겸 라이프스타일 숍입니다. 커피도 맛있지만 브런치 메뉴가 훌륭해요. 아보카도 토스트나 에그 베네딕트 같은 메뉴가 있고, 점심시간에는 현지인들로 붐빕니다. 매장 한쪽에서는 의류와 잡화도 판매해서 쇼핑과 식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요.
찾아가는 방법과 영업시간
오렌지 스트리트는 신사이바시나 난바에서 도보로 접근 가능합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게 가장 편해요.
가장 가까운 역은 요츠바시역이지만, 신사이바시에서 쇼핑하다가 걸어오는 코스도 좋습니다. 아메리카무라(아메무라)를 지나 호리에 쪽으로 내려오면 자연스럽게 오렌지 스트리트에 닿아요.
영업시간 참고
대부분의 매장이 오전 11시나 12시에 문을 열어요. 너무 이른 아침에 가면 문 닫은 곳이 많으니 점심시간 이후에 방문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카페는 오전 10시부터 여는 곳도 있습니다. 저녁 7시에서 8시 사이에 닫는 매장이 많으니 시간 배분에 유의하세요.
쇼핑 꿀팁과 주의사항
오렌지 스트리트에서 알뜰하게 쇼핑하려면 몇 가지 알아두면 좋은 점들이 있습니다.
- 면세 활용하기 – 대형 브랜드 매장은 대부분 5,500엔 이상 구매 시 면세가 됩니다. 여권을 꼭 챙기세요. 소규모 편집샵이나 빈티지샵은 면세가 안 되는 경우도 있으니 결제 전에 확인하세요.
- 현금 준비 – 작은 편집샵이나 빈티지샵은 현금만 받는 곳도 있어요. 1만엔권보다는 잔돈을 넉넉히 준비하면 편합니다.
- 쇼핑백 주의 – 일본은 비닐봉투가 유료입니다. 에코백을 가져가면 유용해요.
- 신발 벗기 – 빈티지샵이나 작은 편집샵 중에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곳도 있습니다. 깔끔한 양말 신고 가세요.
- 사진 촬영 – 슈프림 같은 일부 매장은 실내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요. 촬영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예의를 지켜주세요.
쇼핑 전 체크
– 토요일은 슈프림 신상 발매일이라 줄이 길어요. 여유롭게 쇼핑하고 싶으면 평일 방문을 추천합니다.
– 오후 1시에서 4시 사이가 가장 사람이 많습니다. 오전 11시 오픈 직후가 비교적 한적해요.
– 골든위크나 연말연시에는 평소보다 영업시간이 다를 수 있으니 공식 SNS에서 확인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남자 옷 쇼핑하기 좋은가요?
네, 오렌지 스트리트는 오히려 남성분들이 쇼핑하기 더 좋습니다. 슈프림, 베이프, 스투시, 칼하트 등 스트릿 브랜드와 남성 편집샵이 집중되어 있어서 남자들의 쇼핑 천국이라고도 불려요. 여성분들도 챔피언 맨투맨이나 빈티지 아이템 쇼핑하기 좋습니다.
Q.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
슈프림, 챔피언 같은 브랜드 매장과 대형 편집샵은 대부분 5,500엔 이상 구매 시 면세가 가능합니다. 여권을 지참하면 계산대에서 바로 면세 처리를 해줘요. 다만 소규모 개인 편집샵이나 빈티지샵은 면세가 안 되는 경우도 있으니 결제 전에 물어보세요.
Q. 근처에 맛집이 있나요?
간단한 식사는 비오톱 코너 스탠드나 그랜놉에서 해결할 수 있어요. 이탈리안을 원하시면 페스카(Pesca)가 유명하고, 수제버거집도 여러 곳 있습니다. 일본 가정식이 먹고 싶으면 야요이켄 같은 체인점이 근처에 있어요. 브런치 분위기 좋은 카페거리가 형성되어 있어서 가볍게 먹기 좋습니다.
Q. 오렌지 스트리트 구경하는 데 얼마나 걸려요?
거리 자체는 800미터 정도로 짧아서 빠르게 훑으면 30분이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매장 구경하고 카페도 들르면 2-3시간은 기본이에요. 쇼핑을 제대로 할 생각이라면 반나절 정도 여유를 두는 게 좋습니다.
Q. 아메리카무라랑 뭐가 달라요?
아메리카무라(아메무라)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타겟의 패스트패션과 빈티지샵이 많고, 시끌벅적하고 활기찬 분위기입니다. 반면 오렌지 스트리트는 20대 중반 이상 타겟의 하이엔드 스트릿과 편집샵 중심이고, 차분하고 세련된 분위기예요. 취향에 따라 두 곳 다 들러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Q. 신사이바시에서 걸어갈 수 있나요?
네, 신사이바시 중심가에서 도보로 10-15분 정도 걸립니다. 신사이바시 쇼핑 후에 아메리카무라를 지나 호리에 방면으로 걸어오면 자연스럽게 오렌지 스트리트에 도착해요. 산책하듯 걸어오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